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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MAGAZINE

코스모폴리탄 2020 3월호

G-CLOUD 2021. 5. 25.

오늘의 여자친구

여섯 멤버의 성장통을 오롯이 담은 미니 앨범 <回:Labyrinth>로 돌아온 지금의 여자친구. 한없이 풋풋하고 소녀 같던 그들이 조금 변했다. 이전보다 고민이 많아졌고, 여유가 생겼고, 강해졌다. 그러나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 여자친구는 여자친구일 뿐이다.

 

소원

재킷, 슬리브리스 톱, 팬츠 모두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뮬 가격미정 토즈.

 

여자친구가 데뷔한 지 5년이 넘었어요.
여자친구는 멤버 개인보다는 팀으로 활동하는 만큼 팀워크가 중요해요. 저희는 진짜 친자매처럼 지내요. 배려한답시고 해야 할 말을 안 하기보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말은 해요.


앨범 커버를 보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무대에서는 춤을 춰야 해서 트렌드와 상관없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었는데 이번엔 과감하게 도전해봤어요. ‘어깨 깡패’처럼 보일까 봐 걱정했던 오버사이즈 재킷이 의외로 화면에서 근사하게 보이더군요. 앨범 재킷 촬영 때도 평소에는 입지 않던 헐렁한 셔츠 드레스를 입어서 다들 어색해했지만 사진에는 잘 나오더라고요. 이런 모습이 잘 어울려서 무대에서도 보이시한 화이트 셔츠를 입었어요.  음악은 물론 패션도 새로운 도전을 한 셈이죠.


여자친구라는 팀명은 친근하긴 하지만 한편으론 검색하기 너무 어렵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좀 아쉬워요. 팀 이름은 물론 제 이름 ‘소원’도 평소에 흔히 사용하는 단어잖아요. ‘여자친구 소원’이라고 검색하면 저와 상관없는 검색 결과가 무수히 많이 나오거든요. 앞뒤 문맥을 다 파악해 검색하고 싶은 내용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술이 나오면 좋겠어요. 우리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우리 얘기만 찾아볼 수 있게 말이죠.


여자친구는 남녀 팬 비율이 비슷하죠?
6:4 정도로 고른 편이에요. 사실 데뷔할 때 팀 이름 때문에 여성 팬들이 선입견을 가질까 봐 걱정했어요. 남자 팬들만 겨냥해서 나온 느낌이었는데, 사실 여성 팬들에게는 친구처럼 모든 걸 터놓을 수 있는 친한 여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담겨 있거든요. 다행히 활동하면서 그런 걱정은 덜 수 있었어요.


현재 여자친구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가 있어요?
저는 늘 ‘발전하는 여자친구’, ‘멋있는 여자친구’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여자친구는 여자친구’라고 하고 싶네요. 최근에 방시혁 대표님이 저희에게 한 말씀이 있어요. “여자친구는 여자친구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또 여자친구는 역시 여자친구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요.

 

예린

 

니트 톱 가격미정 조셉. 목걸이 3만7천원 타티아나.

 

타이틀곡 ‘교차로’의 무대 콘셉트는 뭔가요?
무대 자체가 교차로라고 할 만한 안무가 있어요. 무대를 보시면 제 얘기가 무슨 뜻인지 금방 알게 될 거예요.


멤버 모두 집에서는 막내라 함께 생활하면서 부침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같이 지낸 세월이 있어 그런지 이제 모두 가족이자 좋은 친구들이에요. 멤버마다 차이는 있지만 길게는 1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도 있거든요. 사실 함께 있으면 제일 편하고 재미있어 ‘이런 친구들을 어디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요.


멤버들끼리 의견이 다를 땐 어떻게 조율해요?
사실 저는 경쟁하는 걸 되게 싫어하고 또 팔랑귀라서 다수 의견을 따르는 편이에요. 제 생각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 다수의 의견을 따르면 나쁠 게 하나도 없거든요. 결단력이 있는 편도 아니라 이 말이 맞는 것 같으면 이걸 선택하고, 저 말이 맞는 것 같으면 그걸 선택하죠.


여자친구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뭘까요?
여자친구는 딱 그 나이에 맞는 콘셉트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데뷔 때는 미성년자였는데 지금은 어느덧 멤버 모두가 20대잖아요. 이제는 초반 교복 콘셉트의 소녀에서 성장해 또 다른 길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 지금 저희 나이에 맞게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자친구의 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가사가 있어요?
항상 말하지만 데뷔곡 ‘유리구슬’의 “절대 깨지지 않을 거야”란 부분을 좋아해요. 멤버들의 앳된 목소리도 좋고, 또 저희의 포부를 담고 있는 가사 같거든요. 그 가사처럼 끝까지 깨지고 싶지 않아요. 절대 깨지지 않을 거야!


데뷔 초와 변한 점이 있다면요?
예전에는 방송국에 가는 것도, 무대에 서는 것도, 팬분들 앞에 서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잖아요. 처음이라 별로 적응을 못 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점점 능동적이 돼 ‘이럴 땐 이렇게 해야겠다’라는 식으로 태도가 바뀐 것 같아요.
 

 

신비

니트 톱, 미니스커트 모두 가격미정 살바토레 페라가모. 귀고리 25만4천원 르이에. 샌들 96만원 지안비토 로시.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여자친구는 개인 활동보다는 팀 활동을 많이 하죠.
다들 개인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팀 활동에 더 집중하기로 했어요.


여자친구의 가사는 유독 서정적인 것 같아요.
가사를 곱씹으며 듣다 보면 찡한 노래가 되게 많아요. 특히 저는 ‘밤’이라는 곡의 은하 언니 파트인 “기다렸던 순간 오늘이 모두 다 지나고 하염없이 너를 쫓았던 밤 손에 닿지 않는 니가 보고 싶은 밤”이라는 가사를 좋아해요. 멜로디도 좋고, 전체적인 노래 구성도 좋아요. 무대를 하다 보면 덩달아 찡해져요.


사람들이 여자친구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댓글로 봤는데, 이번 앨범이 가장 여자친구다운 앨범이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특유의 벅차오르는 감정은 여자친구만이 표현할 수 있는 콘셉트인 것 같다는 말도 많이 하시고요. 대중이 보는 여자친구의 색깔은 확고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선에서 성장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잘 성장하는 여자친구로 말이죠.
 

 

엄지

가죽 코트 44만8천원 로우클래식. 롱부츠 27만8천원 레이첼콕스.

 

이번 앨범의 콘셉트를 소개한다면요?
이번 앨범은 2개의 테마가 있어요. ‘돌아갈 회(回)’ 자와 ‘미로’를 의미하는 ‘Labyrinth’. 그래서 앨범명이 〈回:Labyrinth〉예요.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소녀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는데, 그 성장 과정에서 순수했던 날들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갈등하는 순간을 담았어요. 실제 저희 상황 같기도 하고, 또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해요.


팀보다는 개인이 돋보이고 싶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데뷔 초에는 개인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 색이 뚜렷해진 것 같아요. 저희 모두 각기 다른 방송이지만 주파수는 같은 느낌이에요. 성향은 달라도 코드가 되게 잘 맞거든요. 그래서 타협점을 잘 찾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가사가 있어요?
‘열대야’라는 노래의 후렴 파트이자 맨 처음에 나오는 가사 “지금 이 순간 후회 없이 보여주고 싶어”가 좋아요. 이 문장엔 센 단어가 하나도 없고 그저 무난한 단어의 조합인데 굉장한 힘과 야망이 느껴지거든요. 그 부분의 은하 언니 목소리도 되게 여린 것 같지만 단단하고 파워풀하게 느껴져요. 여자친구가 하고 싶은 말이 담겨 있기도 해요. ‘열대야’ 안무가 격하지만, 저 부분을 듣고 무대를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그래, 후회 없이 보여주자!’란 다짐을 하게 되더라고요.


여자친구의 별명 중 가장 듣기 좋은 말은 뭔가요?
믿고 듣는 여자친구. 다른 팀 팬들도 여자친구 노래는 믿고 듣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지난해 소속사가 바뀌었는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체감을 못 했어요. 회사는 바뀌었지만 구성원이 다 똑같았기 때문에 큰 변화를 못 느꼈죠. 그런데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회사 지원을 잘 받았고, 방시혁 대표님께서도 곡 작업과 앨범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유주

 

톱 8만9천원 코스. 데님 팬츠 12만9천원 리바이스.

 

여자친구는 콘셉트가 확실한 아이돌 그룹이에요.
저희 안무가 워낙 격렬하잖아요. 이번 앨범에서도 그 격렬함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그 안에서 파트마다 개인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재미있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탄탄한 팀워크로도 유명하죠?
사실 고집이나 욕심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모두 개인적인 야망은 있지만, 팀으로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는 달리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는 내 개인의 것이 아닌 우리 6명 모두의 것이잖아요. 그래서 웬만한 결정은 다수결로 가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소수의 의견을 무조건 무시하는 건 아니고, 그 의견이 맞는 것 같으면 융통성 있게 들어보고 좋은 선택을 하는 거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왜 내 뜻대로 결정이 나지 않을까?’란 생각은 안 한 것 같아요. 멤버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과 센스가 달라 그 분야에 맞는 친구의 의견을 들으려고 해요. 다행히 저희 팀은 그 재능이 고루 잘 분포돼 있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만의 색깔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사소한 거부터 얘기하자면 가사도 우리말로 예쁜 표현을 많이 써요. 실제로 교과서에 실린 가사도 있을 정도죠. ‘교차로’ 가사 중 “어떤 길을 가도 다 너로 변해가”는 부를 때도, 들을 때도 또 그냥 문구로 봤을 때도 좋은 것 같아요. 또 여자친구 보컬은 되게 선동하는 목소리라는 말을 들었어요. 들으면 뭔가 같이 해야 할 것 같다고요. 보컬과 안무에서 나오는 힘이 남다르다고도 하세요. 그런 것들이 여자친구만의 색깔인 것 같아요.

 

은하

가죽 재킷 25만9천원 스튜디오 톰보이. 쇼츠 43만원 MSGM by hanstyle.com. 반지 19만8천원 르이에.

 

화보 촬영 전에 티저 영상이 떴어요. 반응이 무척 좋아요.
티저로 나왔던 부분이 이번 신곡 ‘교차로’의 가사 중 “너 혹시 빠르게 지나쳐도/내가 널 찾을게/그때 다시 너에게로”인데, 녹음하면서 부를 땐 엄청 좋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그런데 뮤직비디오랑 노래를 같이 음미해보니 무척 잘 어울리고 잘 표현한 가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팀명에 대한 아쉬운 점은 없어요?
처음엔 조금 그랬는데 지금은 좋아요. 사실 데뷔 전에는 ‘여자 친구’라는 일반 명사를 넘어 걸 그룹 여자친구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했어요. 사람들이 너무 흔히 사용하는 단어라 어려울 거라 생각했거든요. 이제는 일반 명사 여자 친구와 걸 그룹 여자친구를 따로 봐주시니까, 지금은 팀명을 잘 지었다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우리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니까요.


팀에 붙여진 숱한 별명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뭔가요?
수록곡 맛집? 타이틀곡 말고도 앨범 수록곡이 다 좋다는 말이 좋아요.


여자친구는 그 나이대가 겪을 수 있는 것을 음악과 무대로 표현하잖아요. 몇십 년 후, 환갑을 맞은 여자친구의 모습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음. 저희 모두가 다 정정하다면요? 하하. 열심히 해봐야죠!
 

Feature Director Jeon So Young

Photographer Yoon Song Yi

Stylist 엄지훈

Hair 이선영/장혜연

Makeup 이봄/황희정

Assistant 김지현

Digital Design 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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